[ 아시아경제 ]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해 15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20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국내에서 활동한 사기 조직단 총책 A씨(28)를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관리책 등 조직원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5월부터 10월 말까지 불특정 다수에게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비상장 주식 투자를 권유하고, 실제로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을 매도하는 것처럼 속여 피해자 86명에게 총 1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이나 언론 보도를 통해 공모 일정이 알려진 비상장 주식 가운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종목들을 범행의 재료로 삼았다. 일당은 이런 종목들을 마치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속인 뒤 불특정 다수에게 매수를 권유했고, 매수가 이뤄진 후엔 가짜 주식 거래 사이트를 개설해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
이들은 "대주주 보유분 주식을 대량 보유 중이다. 회사 홍보 차원에서 상장이 확정된 비상장 주식을 무료로 주겠다"며 투자자문업체를 사칭하거나 "주주 명부를 확인했다. 보유 중인 비상장 주식을 비싼 가격에 사주겠다"며 증권사를 사칭해 당장이라도 주식을 팔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였다. 가장 큰 피해액은 818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을 위한 연락처 등 개인정보는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보했다. 초기에는 이미 폐쇄된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의 유료 회원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범행을 벌였으나, 이같은 범행 수법의 성공률이 떨어지자 8월부터는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은 돈을 주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 광고를 게재하고 해당 광고 하단 버튼을 클릭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8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 2달여 만인 10월 말 경기도 부천 소재 오피스텔을 범행 장소로 특정해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A씨 등 일당이 취득한 범죄 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절차를 통해 환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유명 기업들의 기업공개(IPO)와 맞물려 공모주 청약에 관심이 집중되자 단기간 고수익을 약속하며 가짜 주식을 판매하는 유형의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며 "이들은 가상자산이나 비상장 주식 등 관심이 집중되는 재료들을 활용하면서 고수익을 인증하는 광고 영상과 비상장주식 거래 사이트로 피해자들을 현혹하는데, 이와 같은 영상과 거래 사이트는 허위라는 것을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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