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방앗간에서 여성 손님에게 성추행을 당했으나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했다는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19일 JTBC '사건반장'은 경북 의성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20대 남성 A씨가 40대 여성 손님에게 성추행당한 일을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9일 A씨가 가게에서 일하던 중 한 여성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여기 고추도 빻냐"며 말을 건넸고, A씨는 "그렇다. 고추도 하고 고춧가루도 있다"고 답했다.

이후 여성은 별다른 말 없이 각종 기계를 만지며 가게 안을 기웃거렸다. 이에 A씨는 "위험하니 기계 근처에 있지 말라"고 그를 제지했다. 하지만 여성은 말을 듣지 않았고, A씨는 그를 가게 밖으로 쫓아냈다. 그런데도 여성은 다시 방앗간 안으로 들어와 다짜고짜 A씨의 성기 부분을 움켜쥐었다. 깜짝 놀란 A씨는 "뭐 하시는 거냐"고 물었으나 여성은 아무 대답 없이 또 성추행을 시도했다.

결국 A씨는 여성을 경찰에 신고했고,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여주며 성추행 피해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여성은 사과 한마디 없이 자리를 떠났다. A씨를 더욱 격분하게 만든 건 경찰 측의 태도였다. 경찰은 "가해자가 정상은 아닌 것 같다"며 "성별이 바뀐 사건이다 보니 처벌이 약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여성은 약 한 달 만에 남편과 함께 방앗간을 방문했다. 그는 "머리가 아파서 한 번씩 이럴 때가 있다. 기억도 잘 나지 않아 조사받으러 갈 때가 돼서야 알았다"고 주장하며 합의를 요구했다. A씨는 사과도 없이 합의만을 종용하는 이들에게 화가 나 "얼마를 부를 줄 알고 합의를 원하느냐"며 "혹시 2000만원 있으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여성의 남편은 "2000만원은 너무 많다"면서 "인심 써서 1000만원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A씨는 '사건반장' 측에 "또다시 연락이 끊긴 여성은 문자 메시지로 '미안합니다. 신랑이 돈 안 준다네요. 머리 아파요'라고 하더라"며 "성추행을 당해보니 피해자들의 심정이 이해된다.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성별을 떠나 처벌받아 마땅한 행위" "아프다는 핑계로 저러는 게 소름 끼친다"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도 이해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