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전농 '상경' 집회에 한때 주변 교통 마비…집회 후 뒤엉켜
지하철 혼잡 이어지고 택시도 '감감'…일부 시민은 따릉이 타고 이동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김준태 최윤선 기자 = 서울 도심에서 20일 대규모 집회와 지하철 노조의 준법투쟁(태업)이 겹치면서 시민들 퇴근길에 혼란이 빚어졌다.
전국농민총연맹(전농),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숭례문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2차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로 시청에서 숭례문 방향 편도 5개 차로가 모두 통제됐다. 주최 측 추산 1만명, 경찰 추산 약 6천명이 모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본래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하려 했지만, 집회 신고 시간이 넘어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해산했다.
'상경 집회'에 나선 농민들은 단체로 버스를 타고 각 지역으로 흩어져 내려갔다.
이에 건너편 서울역버스환승센터에는 경찰들과 집회 참가자, 퇴근길인 시민들이 한데 엉켜 혼잡한 모습이 빚어졌다.
오후 5시 30분께 일대 버스와 차량은 쉽사리 직진하지 못했다.
숭례문 인근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일부 버스가 우회한다는 안내문이 뜨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대학생 신윤지(23) 씨는 "버스를 10여분째 기다리고 있다"며 "기다린 것도 아깝고 지하철도 준법투쟁이 있다고 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대여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남대문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모(43)씨는 "종각에서 약속이 있어 이동해야 하는데 마을버스도, 시내버스도 타기 어려울 것 같아 따릉이를 빌렸다"고 했다.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20여명을 앞에 두고 줄을 서 있던 김모(38)씨는 본래 수원에서 을지로로 출퇴근하지만, 집회 때문에 버스가 정차하지 않아 서울역까지 버스를 타러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평소에도 많을 때는 20분씩 기다릴 때도 있는데, 오늘은 조금 더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택시 승강장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시민은 기다림 속에 "차량이 밀려서 택시 아저씨들이 도심으로 안 오시는 건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준법투쟁'(태업)에 나선 서울 지하철도 혼잡이 이어졌다.
오후 6시 10분께 서울역 4호선 플랫폼에 내려오자 경광봉을 들고 안내하는 역무원이 "너무 많이 오시는데"라 혼잣말하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사당행 지하철을 기다리던 이모(39)씨는 "평소 사당에서 종각까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데, 출근길에는 평소대로 나왔지만 10분 정도 늦어 곤란했다"며 "지금은 일하다가 조금 늦게 나왔는데도 적지 않게 붐빈다"고 말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오후 6시 30분 기준 운행한 수도권 전철 1천750여대 중 20분 이상 지연된 열차는 300여대였다. KTX와 일반 열차는 정상 운행됐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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