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품명 위장으로 세관 단속을 회피하려던 서리태 밀수·유통책이 꼬리를 밟혔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관세법을 위반한 혐의로 총책 A씨와 국내 유통책 B씨 등 밀수조직원 13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올해 3월 총 19회에 걸쳐 시가 13억원 상당의 중국산 서리태 230t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서리태가 항암·노화·탈모 방지 등에 효과가 큰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주목받는 점과 서리태가 487%의 관세(고세율 품목)를 적용받는 점에 착안, 서리태 밀수로 부당이득을 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에 이어 2023년에도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요소수 또는 요소를 수입할 때 세관 검사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세관의 검사 대상으로 지정될 경우에 대비해 팔레트(Pallet) 하단에 서리태를 적재한 후 상단에 요소수를 적재하거나, 톤백(TON BAG) 하부에 서리태를 넣고 상부에 요소 알갱이를 붓는 일명 ‘심지 박기’ 수법을 사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하지만 인천세관은 CCTV 분석과 화물운송 기사 조사 등으로 밀수품의 최종 도착지와 구매자를 특정해 중국 현지 공급책과 통관책 그리고 국내 유통책을 모두 검거했다.

조사 과정에서 인천세관은 국내산 농산물을 취급하는 영농조합법인 운영자 B씨 부부가 중국산 서리태 56t(시가 3억 원 상당)을 밀수책으로부터 구입한 후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둔갑해 시중에 유통한 사실도 확인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서리태 등 특정 농산물은 국내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고세율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며 “앞으로 정보수집과 통관 검사를 강화해 A씨 일당처럼 정부의 통관 지원정책을 악용하는 지능적인 밀수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식 통관절차 없이 국내에 유통되는 농산물은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국민은 이러한 불법행위를 발견했을 때 ‘관세청 밀수신고센터’로 적극적으로 제보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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