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에 조성 예정인 대관람차 '서울링' 및 복합문화시설 조성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시와 컨소시엄 측은 서울 서부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 등 효과와 주민 혜택을 강조했지만, 시민들은 관광객이 몰리면 교통 체증이 심각해져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오후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는 수십 명의 주민과 서울시, 사업 제안자인 트윈아이SPC주식회사 측 등이 참석했다. 서울링은 상암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에 조성되는 높이 216m의 세계 최초의 '트윈 휠' 대관람차로 공연장과 다이닝 레스토랑 등 대규모 복합시설과 함께 건립될 예정이다. 오는 2026년 착공을 시작해 2029년 개장 계획이다.
임종현 서울시 도시활력담당관은 이 사업을 두고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마포를 비롯한 서부 지역의 명성과 세계적인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링 조성으로 마포구민이 누릴 수 있는 '혜택'에 대한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트윈아이SPC주식회사 측 관계자는 "뮤지컬 공연장 대부분이 '잘 사는 동네'인 잠실, 한남동에 있는데, 그보다 더 우수한 공연장이 상암에 들어오게 된다"며 "지역의 가치를 평가할 때 문화시설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를 가지고 평가하곤 하는데, 상암은 이런 쪽으로 굉장히 높은 가치를 부여(받게 될 것)"라고 강조했다.
문화시설 내 주민 혜택도 대폭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복합시설 내 문화공간을 만들어 헬스, 에어로빅 등 문화적인 기능을 할인된 가격 혹은 무료로 구민에게 개방한다는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관광객 방문으로 인한 교통 체증 심화를 우려했다. 사업자 측은 연 240만명의 관광객이 서울링에 방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대 수용인원으로 따지면 700만명까지도 방문할 수 있다.
상암동에 거주 중이라는 주민 A씨는 "지금도 월드컵경기장 일대는 주말에 차량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행사가 있으면 마비 상태"라며 "서울링이 완성된다면 어마어마한 교통체증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B씨는 "서울시가 대관람차를 주민들을 위해 주는 것처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전국적으로 이 명소를 찾아서 오게 되면 결국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상암동 주민이다. 하늘공원도 억새 축제를 할 때면 차가 막혀서 마트를 올 수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시와 컨소시엄 측은 교통영향평가를 비롯해 상암동 일대 교통 대책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서울링 및 복합시설 조성으로 예상되는 교통수요 등을 반영해 대책을 세운단 것이다.
서울링 인근에 새롭게 소각장이 설치되는 데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주민 C씨는 "소각장이 세워지면 서울링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 가족이라면 아이가 소각장에서 나오는 다이옥신, 중금속을 맡아가면서 해를 끼칠까 봐 (서울링을) 멀리할 것 같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건강권을 침해하면서 서울링을 보러올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 밖에도 시민들은 교통영향평가 결과가 나온 뒤 추가 설명회를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임 담당관은 "교통혼잡 부분에서는 저희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기본 구상 용역도 저희 부서에서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가 큰 시설을 상암에 입지시키며 교통 부분도 같이 검토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추가) 설명회 절차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들이 있어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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