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내 해양방사능분석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은 해수 중 스트론튬-90(90Sr) 신속분석법이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 수질 분야(TC147) 총회에서 국제표준으로 승인돼 ‘ISO 13160:2021’ 개정안에 반영된다고 27일 밝혔다.
스트론튬-90은 해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일종으로 매우 극미량인 데다 화학적 거동이 유사한 물질이 많아 분리 측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원자력연이 자체 개발한 스트론튬-90 신속분석법은 분석 절차를 간소화하고,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분석이 어려운 스트론튬-90을 대신해 딸핵종(daughter nuclide·방사성 핵종이 붕괴해 만들어진 핵종을 의미)인 이트륨-90(90Y)으로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신속분석법의 핵심이다.
이는 모핵종의 반감기가 딸핵종의 반감기보다 월등하게 긴 경우(스트론튬-90 반감기 28.8년, 이트륨-90 반감기 2.7일)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모핵종과 딸핵종의 방사능 농도가 같아지는 영속평형 현상을 활용한 것으로, 이트륨-90을 흡착하는 수지와 자체 개발한 자동핵종분리장치로 분석시간은 기존 3주에서 2일로 대폭 짧아졌다.
원자력연은 시료 전처리에 활용할 수 있는 대용량 해수 전처리 장비를 자체 개발해 전처리 시간을 3시간으로 줄여 최종 분석이 하루 안에 가능하도록 했다. 시료 전처리 장비는 2022년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한 후 상용화에 성공해 국내외 기관에서 실제 활용되고 있다.
스트론튬-90 신속분석법과 전처리 장비는 현재 한수원, 원자력환경공단, 경북대 등 국내 방사능 관련 주요 기관이 해양방사능 감시 과정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 프랑스 방사선방호원자력안전연구소(IRSN)도 이 기술을 채택했으며, 지난 7월에는 IRSN 측 요청으로 연구팀과 함께 공동조사가 진행됐다.
원자력연은 국제표준으로 승인된 스트론튬-90 신속분석법을 반영한 ISO 13160:2021 개정안 작업을 주관해 2027년 발행할 예정이으로, 내년에는 해수 중 방사성세슘 신속분석법도 국제표준으로 추가 제안해 승인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완로 원자력연 안전관리단장은 “스트론튬-90 신속분석법의 국제표준 승인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방사능 분석법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인정받은 최초의 사례”라며 “원자력연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해양방사능분석 분야의 국제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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