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취미활동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외국인 여성인 것처럼 속여 수 천억원을 가로챈 일명 '로맨스 스캠'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사기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포함해 총 34명을 검거하고 이 중 주범인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자전거나 골프 등 취미활동 앱에 가입해 한국어를 잘 못 하는 젊은 외국 여성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와 채팅을 이어가고 가짜 사진을 보내며 연인 관계를 맺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방식으로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돈을 직접 요구하지 않고, 허위 증권사 홈페이지를 안내하며 주식, 펀드 종목을 추천하고 투자를 유도했다.

해당 홈페이지는 투자 초기 100% 이상 수익을 거둔 것처럼 화면이 조작됐으며 출금하려면 수익의 1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피해자가 수수료를 입금하면 홈페이지는 폐쇄되고 앱에서 연락을 나누던 계정도 사라졌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16명이나, A씨 일당이 상품권 업체 등을 통해 세탁한 돈이 수 천억원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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