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 본부의 남녀 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며 벌인 시위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여성의당이 동덕여대를 운영하는 동덕학원 이사진을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성의당은 2일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동덕여대가 고발해야 할 대상은 학생이 아닌 이사진”이라면서 “학교 측이 사학 재단의 횡령·배임 행위에 눈을 감는다면 여성의당은 확보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부와 서울시에 동덕학원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고 학원 이사진을 고발하는 것도 불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박진숙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동덕여대를 비롯한 각 여대의 일방적인 공학 전환 추진 계획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여대 재학생들의 투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내용의 의견문을 냈다. 당에서는 ‘15억원짜리 학교 재산 아파트 무단 사용’ ‘조원영 이사장 아들 조진완의 총무처장 근무’ 등을 횡령·배임으로 지적하고 있다.
동덕여대는 이번 시위에 여성의당을 비롯한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이민주 동덕여대 비상대책위원장(교무처장)은 지난달 29일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여성의당 관계자가 시위에 참석한 사진이 나왔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작전하듯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 학생 시위가 있을 때는 이런 식으로 급작스럽게 공간을 점거하지 않았다”라면서 “(외부 세력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수사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외부 세력 개입) 정황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만 걸고 넘어갈 게 아니라고 판단된다. 선량한 학생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수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촬영해 내보낸 YTN 방송에는 여성의당 간부로 추정되는 인물이 ‘대학 본부는 공학 전환 철회하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동덕학원 이사진 고발 방침을 밝힌 여성의당 엑스 게시물에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농성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던데 당신들이냐”라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지난 11월 26일 동덕여대 총장 명의로 총학생회 학생 등 21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며 “21명 중 2명은 성명불상이며 19명은 인적 사항이 특정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동덕여대 사태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라는 질문에 “고소인 조사 등을 통해 수사가 필요한지 검토해보겠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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