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올 초 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개인정보를 해킹당해 수억 원대의 금융범죄 피해를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배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돼 올해 3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런데 이 기간에 누군가 그의 개인정보를 빼내 배 전 대표 명의 증권 및 예금계좌로부터 여러 날짜에 걸쳐 수억 원대의 자금을 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수감된 상태였던 배 전 대표는 피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신고 조치를 했지만 이미 거액의 돈이 빠져나간 뒤였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배 전 대표는 구속기간 만료 시점을 앞두고 보석을 신청했는데, 법원에도 이 같은 피해 사실을 밝히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 전 대표는 지난 3월6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번 사례는 구속 등 사유로 피해자가 자신의 금융계좌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범죄로 보인다. 특히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것이 아닌, 이름이나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을 겨냥한 이른바 ‘스피어 피싱(spear phishing)’이다. 마치 작살(spear)로 찍어내듯 특정 공격 대상을 노린 수법이다.
지난해 10월 복역 중이던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주식계좌에서 무단으로 지분매각 및 자금인출이 시도된 사례도 이와 유사하다. 당시 에코프로 측은 이 전 회장의 개인정보가 해킹당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구속된 유명인을 상대로 한 금융범죄 발생과 관련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배 전 대표는 불구속 상태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등과 함께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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