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처음으로 진실규명 결정으로 스스로 취소했다.
진실화해위는 3일 열린 회의에서 '충남 남부지역(부여·서천·논산·금산)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 사건'의 희생자 고(故) 백락정씨 사건의 진실규명 결정 취소 및 신청 취소 안건을 의결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김광동 위원장과 여당 추천 위원 등 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야당 추천 위원 4명이 안건에 반발하며 모두 퇴장했다.
1919년생인 백 씨는 한국전쟁이 터지고, 5일 뒤인 1950년 6월30일 경찰에 끌려간 형의 면회를 하러 갔다가 행방불명됐다. 조카 백남식씨가 진실규명을 신청했고,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11월 백 씨가 군경에 의해 희생됐다고 보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올해 8월 진실화해위가 다른 사건을 조사하던 중 백 씨가 1951년 1월 이적행위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는 판결문이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에 진실화해위는 진실 규명 결정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2기 진실화해위에서 재조사 결정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당 추천 위원들은 백 씨의 판결문에 구체적인 판결 이유 등이 빠져 있다며 이를 반대해왔다. 백 씨에 대한 진실규명 취소 안건은 지난달 회의에서도 상정됐으나, 야당 추천 위원들의 반발로 의결이 보류됐다가 이날 재상정됐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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