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서울시 도로에서 닷새 만에 두 차례나 상수도관 누수가 발생해 교통이 통제됐다. 두 곳 모두 노후화된 상수관이 누수로 이어진 상황이지만, 땅 꺼짐(싱크홀)과는 무관하다고 관계자는 강조했다.
10일 서울시와 아리수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서대문역사거리, 전날 미아사거리 인근에서 연이어 상수도관 파열로 인한 누수로 복구작업이 이어졌다. 도로를 파내고 수도관을 복구한 뒤 다시 도로를 덮는 공사를 해야 해 오전부터 오후까지 일대 교통이 통제됐다.
상수도관이 파열된 이유는 '노후화'다. 두 상수도관 모두 30년이라는 '내용연수'가 지난 상태였다. 서울시는 내용연수가 지난 상·하수관을 수년에 걸쳐 정비작업 중인데, 시한이 오래 지난 순으로 작업을 해 이번 파열된 상수관은 올해 정비 대상은 아니라고 한다. 서울시는 2040년까지 30년 이상 된 상수관로 총 3074km를 정비할 계획이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상수도 노후화율은 서울시(66.1%)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서울 상수도관을 관리하는 아리수본부는 이번 누수 발생이 땅 꺼짐이나 '녹물 현상'으로 이어질 위험은 적다고 강조했다. 아리수본부 관계자는 "(파열된 상수관은) 내부 코팅은 다 돼 있어서 녹물이 나온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부 상태의 취약부 문제로 누수가 발생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누수된 물이 땅으로 스며드는 하수관로와 달리, 상수관로 누수는 지반 위로 물이 솟구쳐 올라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땅 꺼짐 전 이상을 파악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상수도는 누수가 되면 도로 위로 물이 올라오기 때문에 땅 꺼짐이 발생하기 전 대부분 (미리) 발견된다"며 "땅 꺼짐과는 크게 연관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2015년부터 지난 9월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 222건 중 하수관로에 의한 사고가 50.0%로, 상수관로로 인한 사고(14.0%)의 3.6배에 달했다. 지난 8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 또한 상·하수관로의 문제가 아닌 집중호우와 폭염 등 기상 상황, 주변 공사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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