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힌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울산 남구갑)이 자신의 지역구에 게시한 현수막에 욕설 테러를 당했다.
17일 울산경찰청·김상욱 의원실 등에 따르면 울산 남구 공업탑 로터리 교통섬에 설치된 김 의원의 현수막에 붉은색 글씨로 욕설이 적힌 모습이 순찰 근무 중이던 경찰관에 의해 발견됐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계엄 참사에 대해 깊이, 깊이 송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이 현수막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일인 지난 14일 오후 김 의원실이 설치한 것이다. 현재 해당 현수막에는 "꺼져 000"이라고 적힌 욕설이 붉은색 스프레이로 적혀있다.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현수막에 낙서한 범인을 찾고 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이 발령됐던 지난 3일 국회에서 계엄 해제에 동참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한 명이다.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에는 당의 지침에 따라 퇴장했으나, 뒤늦게 본회의장에 돌아와 표결에 참여한 뒤 "당론에 따라 탄핵안에는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 의원은 계엄 해제 당시 입었던 웃옷을 입고 탄핵안 찬성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14일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는 당론을 어기고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이날 김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바로 퇴장하지 않고, 한동안 괴로운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자리를 지키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여당의 대통령이 잘못돼 여당 국회의원이 끌어내렸다"며 "국민들에게 송구하고 바람이 있다면 이번 일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성숙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김 의원에 대해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지만,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 지지층을 중심으로 '배신자'라는 비난도 나왔다. 이에 김 의원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상계엄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보수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한 윤석열이 배신자"라며 자신을 향한 '배신자' 프레임에 반박했다. 그는 "이제 보수를 다시 재건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소수 극우 파시즘 위헌 정당이 될 것이냐, 아니면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통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냐의 갈림길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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