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경기 동두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 중 불법 성 착취물을 보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학생들이 직접 찍어 올린 것으로 전해져 더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동두천에 있는 모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업 중 태블릿PC로 불법 성 착취물을 시청했다고 폭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믿을 수 없는 내용을 보고 공론화한다"며 모 고교 남학생들이 수업 도중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해 불법 촬영물을 봤으며, 이 모습을 촬영해 인스타그램 릴스에 게시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학생들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 대해 "절대 일반적인 야동이 아니다"라며 "(해당 사이트에는) 여자의 인생을 지옥으로 만드는 불법 성 착취물이 버젓이 올라오며 N번방 영상도 아직도 돌아다닌다"고 지적했다.
영상은 지난 8월 SNS에 올라와 최근까지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학생들은 영상을 지우고 계정을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국민신문고에도 불법 촬영물을 시청한 학생들을 처벌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은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일부 남학생들의 일탈이 아니라, 명백히 여학생들의 학습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강력한 징계 조치와 필요시 법적 대응을 진행해 재발 방지를 위한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해당 학교는 올해 남고에서 공학으로 전환돼 현재 여학생 25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교육청과 학교는 이번 사건을 엄중히 다루고, 불법 촬영물의 심각성을 명확히 교육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논란이 확산하자 "15일 해당 상황을 인지하고, 16일 교직원 회의를 통해 필요한 대책들을 논의했다"며 "이번 사안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일말의 선처 없이 교칙에 근거해 엄격하게 교육적인 선도 조처를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가 가기 전에 성 인지 감수성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도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논란과 관계없는 일부 학생들의 실명이 언급되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무관한 학생들에게까지 피해가 가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에 "해당 사건을 동두천경찰서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라며 "구체적 수사 진행 상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