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기간 연설·인터뷰 내용을 분석한 결과, 북한은 287회로 한국(100회)보다 세 배가량 더 많이 언급됐다. 트럼프가 언급한 나라 가운데, 북한은 14번째로 많았다. 한국은 26위에 머물렀다. 트럼프는 한국을 ‘거래(deals)’ ‘관세(tariffs)’ ‘무역(trade)’과 함께 언급했다. 국내에서 우려한 ‘주한미군 철수’같은 안보 주제보다 무역·경제 주제가 많았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13일 ‘트럼프 스피치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2021년 1월 2일부터 올 11월 14일까지 트럼프가 선거운동 기간 공식 석상에서 한 701건의 연설과 인터뷰를 분석한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북한을 총 287회 언급했다. 트럼프는 북한을 주로 안보 위협과 군사적 도발의 맥락에서 다뤘다. 트럼프 발언에서 북한은 ‘김정은’ ‘중국’ ‘러시아’ ‘이란’과 같은 단어들과 함께 등장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해왔다. 16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도 “내가 잘 지내는 사람”이라며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트럼프의 골칫덩이이기도 하다. 공식 석상에서 트럼프가 9번째로 많이 사용한 단어 ‘가장 큰 문제(biggest-problem, 96회)’는 ‘북한(north-Korea)’ ‘핵(nuclear)’ 인플레이션(inflation)’ ‘무기(weapons)’ 등과 함께 쓰였다. 대선 기간 그가 강도 높게 언급한 게 미국 내 인플레이션 문제만큼, 북한의 핵 위협도 진지한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한국은 주요 동맹국 가운데에서도 낮게 언급됐다. 한국의 언급 빈도는 100회로 독일(282회), 캐나다(206회), 일본(187회) 다음 순이었다. 최근 미국이 협력을 강화하는 대만(242회)에도 뒤처졌다. 한국은 주로 경제적 맥락에서 언급됐다. 트럼프 발언에서 한국은 ‘거래(deals)’ ‘관세(tariffs)’ ‘무역(trade)’과 함께 다뤄졌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전통적인 군사 동맹보다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칭하며, 안보에서도 거래를 강조했다. 올 9월까지 한국의 대미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약 500억 달러로 세계에서 7위이다.
트럼프가 가장 많이 언급한 국가는 단연 ‘미국(America)’이었다. 연관 단어로는 ‘위대한(great)’, ‘안전한(safe)’, ‘부유한(wealthy)’, ‘strong(강한)’, ‘proud(자랑스러운)’, ‘first(우선의)’ 등이 쓰였다. 재집권 이후의 청사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언급된 국가는 경쟁국인 중국(China)이다. 올 3분기까지 2165억 달러가량의 무역적자를 안긴 중국에 대해 트럼프는 ‘관세(tariffs)’ ‘자동차(car)’ ‘무역(trade)’ ‘농민(farmers)’을 주요 단어로 함께 언급했다. 취임 뒤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예고한 트럼프의 행보를 보여주는 키워드다.
임현경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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