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가수사청에 검찰수사관 파견…도피 사범 15명 검거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해외에서 2조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범죄수익금으로 고급 스포츠카와 시계 등을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한 총책이 검찰과 필리핀 국가수사청의 공조로 검거됐다.
보이스피싱 환전책과 마약 공급책 등 올해 필리핀 당국과 공조 수사로 현지에서 붙잡힌 인원은 15명에 이른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는 22일 국민체육진흥법 및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를 받는 도박사이트 운영조직 총책 A씨(35)를 지난 3일 필리핀 세부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온라인 불법 도박사이트 23개를 운영하면서 도박금 2조원을 송금받고, 그 돈으로 470억원 상당의 호화 부동산과 50억원 상당의 부가티·페라리 등 슈퍼카, 6억원 상당의 리처드밀 시계 등 사치품을 구매했다.
이런 방식으로 A씨는 총 2천억원의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5월 필리핀으로 출국한 A씨는 5년 6개월 동안 해외 도피 생활을 하면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2월에는 베네수엘라 국적을 취득하기도 했다.
사건을 수사한 부산지검은 A씨 관련 여성이 필리핀에 입국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필리핀에 파견된 수사관에게 전달했다. 파견 수사관은 여성의 숙소를 파악, 추적해 세부섬에 은신해있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현재 필리핀 비쿠탄 외국인수용소에 수감됐으며 긴급 범죄인인도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이 밖에도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사기 피해금을 세탁하던 B씨, 필로폰 국내 공급책 역할을 한 C씨 등 올해 모두 15명의 도피 사범을 필리핀 측과 공조를 통해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4명을 검거·송환했다.
대검은 2016년 3월부터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 6월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파견해 국제공조 및 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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