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역술인으로 활동했던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과거 해당 점집을 방문했던 누리꾼의 후기가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년 전 노 전 사령관의 점집을 방문한 누리꾼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당시 점집 입구에 먹태 말린 게 가득 쌓여 있어 이게 뭔가 싶었다"며 "문을 열고 보니 가정집이더라. 아기보살님이라 사탕과 과자 등이 쌓여 있고 아기 한복과 자동차, 비행기 장난감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날 꿰뚫는 느낌이었다. 친구도 같이 가서 봤는데 곧잘 맞히더라"며 "물어보기도 전에 궁금한 내용을 다 말해주더라. 그렇지만 기분이 뭔가 찜찜해 신점이라는 걸 더는 보고 싶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JTBC는 노 전 사령관이 경기 안산시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점집을 운영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는 2018년 부하 여군에 대한 성범죄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불명예 전역을 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은 전역 후 점집 운영을 시작했으며, 이곳은 전·현직 정보사령관들이 계엄을 사전 모의했던 롯데리아 매장과 약 1.4㎞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와 동업 관계였던 역술인은 "노 전 사령관은 명리학을 10년 정도 공부했다"면서 "영적인 기운도 있다. 철학과 작명 사주 등을 모두 터득하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동네에서 노 전 사령관의 자택은 점집으로 소문이 나 있었으며,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가게 점원은 그의 사진을 보자마자 "보살님"이라며 단번에 알아봤고, "굿을 하기 위해 떡을 주문하러 다니는 것을 자주 봤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은 "자정에 엄청 좋은 차 두 대가 와서 깜짝 놀랐는데, 차 안에서 점 보는 도구들을 꺼내더라. 징과 나무, 깃발 같은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누리꾼들은 이곳에 '버거 보살 점집'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아울러 온라인상에 점집의 이름과 주소, 로드뷰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진을 통해 점집 외부에서 '만'(卍) 자와 함께 '○○보살'이라고 적힌 간판과 '안산시 모범 무속인'이라는 스티커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도 후 해당 간판은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으로 계엄을 진두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가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보사 대령 2명과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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