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를 취소해 논란이 인 가운데 오는 29일 경남 김해시에서 열리는 이승환 콘서트는 찬반 논란에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해문화관광재단은 오는 29일 오후 5시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열리는 이승환 데뷔 35주년 콘서트 '헤븐'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공연은 현재 1350석이 매진된 상태다.
다만 시 홈페이지에는 최근 구미시의 이승환 공연 취소 사태 전후로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공연 찬반글이 오르기도 했다. 일례로 게시판에 글을 올린 시민 이모씨는 "이승환 콘서트 예매자들이 취소 요청하지 않는 이상 공연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연 취소요청 하는 분들은 공연 예매 안 하신 분들 아니냐. 만약 공연 예매하신 분이라면 본인만 취소하고 안 가면 될 일을 무슨 안전상의 문제로 취소하라 마라 하냐"며 "몇 달 전에 예매하고 고대하고 있는 예매자들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공연 자체를 즐기려고 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또 다른 시민 손모씨는 "이승환의 콘서트는 단순히 음악 콘서트가 아니고 정치 선동 콘서트"라며 "국민 선동을 위한 이승환의 콘서트 취소를 강력히 요구 드린다. 아니면 시민 분열을 막기 위해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아달라"고 했다. 해당 게시판에는 이승환과 관련된 총 65건의 게시물이 게시됐다.
이에 재단 측은 이승환 공연을 놓고 일부 공방을 벌였지만, 김해문화의전당 관리 및 운영 규정 및 공연장 대관 내규에 따라 신청, 심의, 승인된 건으로 구매한 고객의 입장과 원활한 공연 진행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재단 관계자는 "가뜩이나 연말 문화공연이 탄핵 정국으로 취소되거나 관객 수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만석인 팬들의 입장과 공연 진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는 앞서 이승환 콘서트가 관객·시민 안전 우려와 정치적 선동을 금지한 서약서 작성을 둘러싼 양측간 견해차 등으로 공연장 대관을 취소한 바 있다. 당시 구미시 측은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 같다. 제일 우선은 시민의 안전"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에 이승환은 즉각 유감을 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승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라며 "창작자에게 공공기관이 사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란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 요구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 안타깝고 비참하다. 우리 사회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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