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진이 고령의 출연자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는 내내 불쾌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1일 방영된 MBC '오늘N' 코너 '좋지 아니한가'에서는 경북 포항시의 한 오지 산골에 집을 3채 짓고 사는 한 노인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방송에서 '도시피디'라고 불리는 한 제작진은 69세 어르신에게 "그런데 이렇게 장작을 잘 패는 거냐" "시골 사는데 눈썹 문신을 했냐" 등 다소 무례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또 어르신이 자신이 지은 3채의 집을 소개하면서 황토방, 음악실 등을 소개하자 제작진은 "돈이 좀 있으신가 보다. 돈이 많으세요?"라고 물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방에서 안 잔다. 황토방에서 불 때서 자는 게 훨씬 낫다. 따뜻하고 건강에 좋고. 황토 찜질하러 많이 가지 않나"라는 어르신의 말에는 "저는 잘 안 간다. 아직 황토방이 좋을 나이는 아니라서"라고 받아쳤다.

어르신이 직접 키운 느타리버섯을 챙겨주겠다면서 "서울에서 구경 못 하지 않나. 서울 갈 때 싸주겠다"고 하자 "서울 마트에 다 있다. 뭐가 다른가"라고 퉁명스레 대답하기도 했다. 이어 어르신이 "서울에서 오셨으니 맛있는 닭 한 마리 잡아드리려고 한다"라며 닭을 숯불에 굽자 그는 "저 닭은 치킨만 좋아한다. 튀긴 것만 좋아한다"고 쏘아붙였다.

방송 이후 '오늘N'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작진의 태도를 지적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어르신 무시하는 말투에 보는 내내 불쾌했다" "일하기 싫으면 그냥 관둬라" "어르신께 꼭 제대로 사과하길" "부적절한 언행" "직업 정신도 없고 너무 무례했다" 등의 글을 남기며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PD 교체를 요구하는 글과 방송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었다는 글도 올라왔다.

논란이 일자 MBC 측은 현재 해당 방송분의 다시보기를 중단했다. 다만 아직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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