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지난달 29일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고받은 보낸 친필 서신을 포함한 녹취 자료를 7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는 두 지도자가 서로에게 보인 존경과 우애가 고스란히 담겼다. 1983년 2월 26일 당시 미국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카터 전 대통령은 "이번 주에 만나 뵙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일정을 조율해 만나 뵙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편지했다.
카터 전 대통령 바람대로 한 달여 뒤인 1983년 3월 30일, 카터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에모리대에서 회동했다. 이날 이들이 나눈 대화와 환영사가 담긴 2분 분량의 음성 자료에서 김 전 대통령은 카터 전 대통령에게 "항상 당신을 존경해왔다. 특히 인권 정책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진보가 현재 공적인 자리를 맡고 있는 정치 지도자뿐 아니라 야당의 노력으로 증진됐다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또 "과거에 이루어낸 일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우리가 우리나라와 지구상의 다른 나라들에서 앞으로 기본권과 자유를 향한 더 큰 진보를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977년 취임한 카터 전 대통령은 1980년대 초 신군부 치하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 전 대통령의 구명운동에 나서는 등 한국 내 인권 문제에 관심을 보인 인물이다. 이들은 퇴임 후에도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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