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올해부터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고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이 적용되는 등 큰 변화가 닥친다. 예비 고1 학생, 학부모는 물론 교사와 입시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고교학점제는 대학 수업처럼 학생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고 누적 학점이 필수 이수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학생들이 고교에서 이수하게 되는 교과목은 크게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분된다. 1학년 때는 공통과목 위주의 수업을 듣다가 2학년에 진학하면 선택과목을 수강하게 된다. 특히 예비 고1 학생들부터 일반선택, 진로선택 외에 융합선택 과목이 추가된다. 내신평가 방식도 기존의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며 과목 평가결과에는 절대평가(A~E)와 상대평가(1~5등급)가 함께 기재된다.
아울러 현재 예비 고1 학생들은 앞서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을 적용받게 된다. 2028학년도 수능은 현재의 영역별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통합형으로 시험 유형이 바뀐다. 국어와 수학은 각각 공통 과목으로 시험을 치르게 되며 탐구 영역도 각각 통합사회, 통합과학, 성공적인 직업생활로 유형이 통합된다.
하지만 정책의 첫 시행을 앞두고 학부모와 교사단체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예비 고1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올해부터 바뀌는 것이 많아서 잘 알아야 헤매지 않을 것 같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입학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 너무 어렵고 힘들다"고 호소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의 업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교사들 역시 학교별로 바뀌는 수강 과목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해 11월 고교학점제 철회를 요구하며 "학교 현장은 교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선택과목이 확대되면서 상당수 교사가 수업 연구 시간도 확보하지 못한 채 다 교과·다 학년 지도에 허덕이고 있다"고 했다.
입시업계에서도 학부모들이 교육 정책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교별로 개설된 과목이 달라 어떤 과목을 수강해야 할지 학생들 입장에서 고민이 클 것"이라며 "이제는 희망하는 과목이 언제 개설되는지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서 유불리를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입시 자체가 전반적으로 혼란 상황이다 보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일련의 교육 정책 변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즉각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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