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공수처와 경찰 등의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하면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는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지지자 2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영하 5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윤석열 탄핵 무효" "대통령을 지키자" 등의 구호를 노래에 맞춰 합창했다.
집회 현장 곳곳에선 "우리가 이긴다"며 참가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날 단상에 오른 한 남성이 "국민의 힘 필요 없습니다. 우리 힘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라며 목에 힘을 줘 말하자 참가자들 역시 "맞습니다"라고 호응했다. 뜨거운 국물과 간식 등을 준비한 이들은 지나가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손을 거세게 흔들며 "고생하십니다"하며 목청을 높였다.
욕설이 난무하는 등 집회가 과열된 양상을 띠기도 했다. 단상에 오른 한 남성이 "민주당 저들이 애국자입니까? 우리가 애국자 아닙니까"하고 외치자 참가자들 사이에선 "못된 XX들" "가만 안 놔둔다" 등 비속어가 섞인 말들이 터져 나왔다. 지난밤을 꼬박 새운 듯 아스팔트 바닥에 담요와 텐트를 치고 누워 있는 지지자들은 강추위에 몸을 떨다가도 탄핵 반대 노래가 흘러나오면 박자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이곳에서 불과 500m가량 떨어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초등학교 인근에선 "내란 수괴 물러나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곳에 모인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은 딱 질색이니까' 등 K-POP 노래를 개사한 문구에 맞춰 응원봉을 흔들며 열기를 더했다. 이날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한 임모씨(43)는 "이미 체포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는데 버티는 모습이 구차하다"며 "지금이라도 나와 국민들에게 고개 숙이고 정당하게 수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조본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이르면 이번 주 집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의 사직으로 처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해 3차례 출석 요구 불응을 이유로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이광우 경호본부장에게 1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3번째 소환 통보를 했다. 경찰은 이 본부장이 이날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는 경호처 주요 인물의 신병을 확보해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 집행을 막는 경호처 직원을 대상으로 현행법으로 체포하는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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