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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외래환자 10명 중 1명 호흡기환자"…역대급으로 퍼지는 '인플루엔자'
    입력 2025.01.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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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2주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만큼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방역 당국이 65세 이상 고령층과 임신부, 12세 이하 어린이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백신 접종을 받으라고 재차 권고했다. 독감 외에도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등 다른 호흡기감염병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등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호흡기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13일 서울 성북구 어린이전문병원을 찾은 어린이가 수액 치료를 받고 있다. 강진형 기자

질병관리청은 13일 "현재 병원을 찾는 외래환자 10명 중 1명이 호흡기환자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은 인플루엔자로 파악되고 있다"며 "인플루엔자가 예년에 비해 크게 확산하는 가운데 다양한 호흡기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1월 첫째 주(2024년 12월29일~2025년 1월4일) 전국 300곳 표본 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환자(의사환자) 수는 99.8명으로 집계됐다. 한 주 전보다 약 1.4배 증가한 것으로, 호흡기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86.2명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직전 주인 2024년 마지막 주에도 이미 최고치를 경신해 2주 연속 역대 최대였다. 유행 속도도 매우 빨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는 지난해 49주차 7.3명에서 4주 만에 13.7배나 폭증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방학을 맞은 청소년층인 13~18세에서 의사환자 수가 1000명당 177.4명, 7~12세에서 161.6명으로 가장 많은 상태다. 인플루엔자로 입원하는 환자도 많아 작년 연초 795명(표본 의료기관 기준)에서 올해는 1452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인플루엔자가 확산하는 이유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상대적으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지 않으면서 항체가 없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연말까지 기온이 비교적 포근하게 유지되다 연초 들어 강추위가 찾아온 점도 유행 확산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통상 동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추세가 겨울방학 직전 정점을 기록한 후 방학이 시작되는 1월 이후엔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1~2주 이후 유행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가오는 설 연휴에 인구 이동과 접촉이 빈번해지면서 유행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유행이 시작하고 정점에 이를 때까지는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가 늘어나다가 이후 장년층과 노년층으로 주 감염 대상이 확대된다"며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노년층은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폐렴이나 패혈증, 호흡부전 등을 보일 수 있고,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등 합병증으로 입원하는 중환자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엔자뿐 아니라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감소하던 코로나19 환자 수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221곳 표본 감시 의료기관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지난해 50주차에 46명에서 51주차 66명, 52주차 113명, 올해 1주차엔 131명으로 4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RSV 감염증 입원환자도 57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1명)과 비교하면 34%나 많다.

질병청 관계자는 "인플루엔자는 연말에 A형이 유행하고 봄철에 B형이 유행하는 만큼 아직까지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해 달라"라며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 준수는 물론 의료기관, 요양원과 같은 감염취약시설 종사자분들과 방문자분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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