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반발한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가운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국민 저항권'을 언급하며 과격한 행동을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사실이 전해졌다.
19일 연합뉴스는 전 목사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개최한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서 "이미 국민 저항권이 발동된 상태이고 국민 저항권은 헌법 위에 있다"라고 주장한 점을 보도했다. 전 목사는 "이번 주 토요일 (집회에) 1000만명이 모여야 한다"며 "국민 저항권이 발동됐기에 우리가 윤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이 구속된 점을 두고는 "괜찮다. 한번은 구속이 돼야 한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도, 박정희 전 대통령도 구속이 됐다. 감방에서 담금질해야 마지막 후반기 사역을 제대로 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윤 대통령 계엄령이 성공했다면 '내가 해냈다'며 하늘 끝까지 교만했을 것"이라며 "하나님이 윤 대통령을 감옥에 가둔 것은 우리에게, 광화문에 기회를 주려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6000명이 모였다. 전 목사는 이날 오후 집회를 마치고 미국으로 출국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은 19일 새벽 구속됐다. 서부지법 앞에 집결해 있던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법원 후문 담장을 넘어갔다. 돌을 던져 창문을 부순 뒤 법원 건물 내부까지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기자 등과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 현재까지 87명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일부 극우 유튜버들은 이날 오후 대통령 관저가 있는 용산구 한남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부지법 집회에서 일부 폭력적인 참여자들에 의해 선동된 '애국 시민'에 대한 강압 수사를 중단하고 이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며 "강도 높은 사법 절차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는데, 선동당한 시민이 아닌 폭력 시위를 선동한 주동자들을 발본색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