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반발하며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력 난동을 부린 지지자 수십명이 경찰에 체포된 가운데, 한 누리꾼이 체포된 지지자가 "회사에서 잘릴 위기"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비대위' 게시판에는 "체포된 친구들에게 관심 주세요. 제 친구도 체포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변호를 요청하면서 "출근 못 하면 회사 잘리는데 이런 식으로 잡아두는 게 말이 되냐"고 분노했다. 이어 "강력 범죄자들도 어지간하면 구속 안 시키는데, 그냥 딸려 들어갔을 뿐인데 언제 풀어줄지도 모르고 이렇게 구속하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심 좀 달라. 부탁이다"라고 호소했다.
A씨는 댓글을 통해 "지금 (친구와) 카톡으로 연락하고 있다"며 "변호사 지원 받으라고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좀만 견뎌달라. 나라가 정상화되면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거다" "걱정하지 마라. 국민들이 무조건 꺼내줄 거다" "당장은 어려울지 몰라도 모든 게 잘 풀리고 애국자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뭐로 구속영장 치겠냐" 등의 댓글을 달며 A씨와 그 친구를 안심시켰다. 구체적으로 보수 유튜브 채널의 변호사 전화번호 등을 공유하고 "변호사 없이 절대 진술하지 말고 묵비권 행사해라" 등의 조언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반면 "회사 눈치는 보면서 법원 눈치는 안 보냐" "직장도 있는 사람이 앞일 생각 안 하고 저런 짓을 한다고?" "인생은 실전이란다" "본인이 한 일은 본인이 책임지자" "어차피 징역 나오면 못 다닐 텐데 회사에 미리 사람 구하라고 말이나 해라" 등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앞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이뤄진 시위대 100여명은 지난 19일 오전 3시께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나라가 망했다" "판사 나와라" 등을 외치며 후문을 막고 있던 경찰을 밀고 들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이 소지하고 있던 방패를 빼앗아 경찰을 폭행하고 법원 청사 유리창과 기물 등을 파손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90명은 1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으며, 20·30대가 46명으로 5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혐의가 무겁다고 판단한 66명에 대해 순차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있으며, 채증 자료와 유튜브 동영상 등을 철저히 분석해 불법 행위자 및 불법행위 교사·방조자 등을 끝까지 확인 후 엄정하게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