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저희가 느끼기에는 코로나19 유행 때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최근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서울 1등 상권으로 군림했던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 상권마저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정오께 젊음의 거리 먹자골목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사장 정모씨(45)는 “매출 대부분은 저녁 장사인데 오후 10시가 넘어가면 인파가 거의 빠져나간다”며 “코로나19 유행이 지나가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고깃집에는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 2팀에 불과했고, 중식당은 자리가 텅텅 비어있었다.
종각역 11번 출구에서 종로3가역까지 이어지는 거리는 더 처참했다. 이곳 일대 상가 1층 점포 10곳 중 3~4곳꼴로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점포 4곳이 연속으로 공실인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은 귀금속점·안경원·의류점 등이었던 곳이다. 스포츠의류 판매점이 있던 자리는 4년째 공실로 남아 있다. 1평 남짓한 귀금속 판매점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2년 전 가게 앞에 작게 ‘임대 문의’를 붙인 채 영업 중이다. A씨는 “내수 회복이 더뎌 그런지 장사가 잘 안된다”고 호소했다.
원래 종로 상권은 대기업이 많고 청계천과도 가까워 직장인과 대학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러나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종로지역 공실률은 11.59%로 서울 평균 공실률인 10.08%보다 높았다. 이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2년 4분기(9.35%)보다도 상승한 수치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때 최고 상권이었던 종로도 경기침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상권이 낡은 만큼 회복 속도가 다른 세련된 상권보다 느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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