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께서 별세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고인의 삶과 의지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춘식 할아버지는 전범 기업 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서 역사적 승소를 이끌어낸 주인공이셨다"며 "할아버지가 승소의 기쁨에 앞서,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들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 슬픔과 기쁨의 눈물은 우리 모두의 눈물이었다"며 "이춘식 할아버지가 역사를 증언하며 몸소 보여준 인간 존엄의 정신과 불굴의 의지를 우리 후대들이 잘 이어받아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이 할아버지는 전날 오전 광주 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역 병원 입원 중 건강 악화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당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아버지는 1940년대 신일본제철의 전신인 일본제철에 강제 동원돼 열악한 환경에서 고된 노역을 해왔다. 일제의 패망 후 귀국했으나 노역에 대한 임금을 받지 못했다. 대법원은 2018년 10월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등 강제노역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으나 피고 기업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한국 정부는 일본 기업이 지불해야 할 배상금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모금한 돈으로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식' 해법을 발표했고, 이 할아버지는 지난해 10월 배상금과 지연 이자를 수령했다.
이 할아버지의 빈소는 광주 서구 VIP 장례식장 20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9일이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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