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최근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초중고 학생 중 79%가 사교육에 참여했다. 다섯 명 중 네 명이 사교육을 받은 셈이다.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도 27조1144억원에 달한다. 2015년 약 18조원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50% 증가하는데 8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초중고 학생은 같은 기간 609만명에서 521만명으로 15%가량 줄었지만 사교육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는 셈이다.
사교육비 부담은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시민사회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해 11월 열흘간 전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실시한 사교육 인식조사 결과 부모들은 자녀들의 월평균 사교육비로 106만1000원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3개 이상의 사교육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영유아 47%, 초1~3학년 60%, 초4~6학년 62%, 중학교 57%, 고등학교 65%였다. 전 학년 구간의 학생 절반가량이 3개 이상의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었다.
사교육비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총 58%(매우 부담 17.0%, 부담 41.0%)를 차지했다. 특히 고등학생 부모 2명 중 1명은 노후 대비 자금을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나날이 높아지는 사교육비는 영국 공영 방송 BBC에서도 집중 조명한 바 있다. 2023년 4분기 합계 출산율이 사상 처음 0.6명대로 떨어지며 '초저출산' 시대가 도래하자 BBC는 한국은 '중세 유럽의 흑사병'을 능가하는 인구 감소 상황에서도 '사교육비'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4세부터 수학, 영어 등의 비싼 수업을 받는데, 이는 한국 사회가 '아이를 실패하게 만들면 안 된다'라는 생각에서 비롯한 폐해라고 전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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