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운동에도 빈부격차가 존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득이 높을수록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물론 근력운동까지 신체 활동을 더 열심히 실천하는 경향이 발견됐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중 일주일 동안 걷기를 하루 총 30분 이상 주 5일 넘게 실천하는 사람은 44.5%로 조사됐다. 소득 수준별(5분위)로 분류하면 최하위인 '하' 그룹에선 걷기 실천율이 39.1%로 가장 낮았고, 최상위인 '상'에선 49.2%로 10%포인트 넘게 차이를 보였다. 2014년 조사만 해도 이 격차는 2%포인트에 그쳤는데 9년 만인 2023년 조사에서는 5배 이상 벌어졌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도 소득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일주일에 중간 강도의 신체 활동을 2시간 3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신체 활동을 1시간 15분 이상 한 사람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다. 전체 성인 가운데 52.5%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소득 '하' 그룹이 48.3%인 반면, '상' 그룹은 57.2%로 8.9%포인트 더 높았다.
최근 일주일 동안 근력운동을 이틀 이상 진행한 근력 활동 실천율도 마찬가지였다. 최상위 그룹이 32.8%인데 반해, '하' 그룹은 21.4%로 고소득층이 11.4%포인트 높았다. 이 차이 역시 2014년 5.2%포인트에서 두 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빈부격차는 수명과도 관련이 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23년 영국 더 타임스는 부유한 지역에서 태어난 아기들이 그렇지 않은 곳에서 태어난 아기들보다 12년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집중조명한 바 있다. 수도 런던에서 가장 부유한 곳인 금융중심지 시티오브런던 선거구와 고급주택가인 메이페어가 있는 웨스트민스터 선거구에서 태어난 아기는 88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난 아기의 기대수명은 76세로, 부자 동네보다 기대수명이 12세나 짧았다.
여기서도 그 격차가 날이 갈수록 벌어지는 것으로 나왔다. 빈부 지역 간 기대수명 격차는 최근 20년 사이 2년 더 늘어났다. 더 타임스는 이번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열악한 주거 환경, 열악한 교육과 빈곤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생명이 10년 이상 단축됐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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