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전남 순천 도심 곳곳에서 사슴 떼가 잇따라 출몰해 시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 단지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아파트 인근 '금연 공원'이라는 푯말이 표시된 단지 내에 사슴 서너 마리가 배회하는 사진과 영상이 담겨 있다.
순천 봉화산 인근의 꽃사슴은 15~20년 전 조례동 사슴농장에서 탈출한 몇 마리가 이곳에 서식하면서 개체 수가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사슴들은 일대 텃밭과 도로, 급기야 아파트단지까지 서식지를 넓히고 있다. 봉화산 주변은 조례동과 용당동 일대로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큰 도로가 있어 자칫 로드킬·인명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해당 사진과 영상을 본 누리꾼은 "수원·광교 꽃사슴 사건 잊었나"', "대형견보다 큰 동물이 목줄 없이 돌아다녀?, "아이들 하굣길에 사슴 무리 만났다고 생각하면 아찔", "아파트 인근 주민들은 혹시 모를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사슴과 사람 양쪽에게 모두 위험한 상황"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해 11월께 경기 수원에선 사슴이 시민 2명을 습격해 중경상을 입혔다. 이뿐 아니라 경기 의왕과 전북 군산 등지에서도 사슴이 목격돼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순천에서는 2023년 4월 새벽 시간 봉화산 인근 아파트에서 사슴이 난동을 부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어깨와 무릎, 얼굴에 부상을 입고 주변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꽃사슴은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짝짓기 시기로 사슴을 마주할 경우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동물 특성상 본능적으로 생존 위협을 느낄 경우도 공격할 수 있다는 게 동물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관련 법에서 사슴의 경우, 야생동물이 아닌 가축으로 분류돼 있어 심각한 농작물 피해 등을 입히지 않으면 사실상 포획·살상은 불가능하다. 사슴으로 인한 민원이 접수되더라도 구조한 뒤 다시 방생하는 방법 외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관할 지자체인 순천시는 먹이 주기, 울타리 설치, 중성화 수술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인 '번식' 자체를 막기 어려워 환경부와 동물단체 등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담당 부서 등과 대책 회의를 갖고 개체 수 파악과 관리 방안을 마련 중이다"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환경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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