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씨(54)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연사로 나서는 등 연이은 '정치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씨의 제자들이 모인 35만여명 규모 온라인 커뮤니티에 탈퇴 인증글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전씨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야당 주도의 29번의 탄핵소추안을 언급하며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해 논란이 됐다. 그는 "대통령께서 우리를 사랑한다면 우리도 대통령에 대한 사랑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씨는 최근 자신이 운영 중인 '전한길 한국사' 카페에도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심경 글을 자주 게재해 수험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들은 "시험이 2달 남았는데 왜 방치하느냐" "한때나마 존경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정치인 카페 같다"며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수험생 A씨는 "선생님께 실망감을 느낀 건 정치적 발언 때문이 아니라 시험 준비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졌음에도 이곳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수험생 B씨도 "시험 몇 달 안 남은 학생들 분위기는 신경 안 쓰시고 본인 생각을 주입하는 데만 혈안이 돼 계신 것 같아 씁쓸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에 해당 카페를 탈퇴한다는 인증글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수험생 C씨는 "책 산 돈조차 아깝다"며 "계속 그렇게 사시라. 나는 탈퇴한다"고 작성했다. 이외에도 "전에 강의를 들은 게 부끄럽다. 정치하려는 것이냐" "정치할 거면 강의를 그만하라"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수험생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전씨는 2일 "나라가 살아야 강의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조금만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극우'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또한 기성 정치인과 언론이 짜놓은 프레임에 가스라이팅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이라는 것을 밝혔는데 제 역사관은 그럼 '극좌'인 거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적어도 2030세대라면 이분법적인 역사 프레임을 넘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역사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제가 가진 역사관은 좌파와 우파의 프레임을 넘어서 합리적인 사고에 의한 객관적인 역사 인식에 의한 '상식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전씨는 자신이 국민의힘 지지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꽃보다 전한길' 영상에서 밝혔듯이 윤 대통령의 2000명 의대 증원이나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해서도 비판해왔었다"라며 "윤 대통령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지금도 국민의힘 지지한다는 말 단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제자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이 이대로 침몰하도록 관망하고 침묵하는 것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욕먹더라도 목소리 내게 됐다"며 "이게 뭘 잘못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