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달러 대금 결제일이 오늘이어서 환율이 크게 뛰어도 어쩔 수 없네요. 지난번 환전 때보다 50만원 손해를 봤습니다.”
최근 원 달러 환율 1400원 시대가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면서 자영업자·해외 출장객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3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성동구 A환전소에서 만난 의류 판매업자 윤모씨(38)가 5만원짜리 뭉칫돈을 달러로 환전하며 하소연했다. 실시간 환전 영수증에는 1달러가 1494원으로 적혀 있었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으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70원까지 치솟고 있을 때였다. 윤씨는 “고환율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이러다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원두 로부스타를 직접 구매하는 카페 사장 B씨는 “원두값뿐만 아니라 원화 대비 베트남 동화 환율도 작년 말부터 크게 뛰었다. 아메리카노 가격을 500~1000원 인상해야 수지타산이 맞다”면서도 “손님이 떨어질까 아직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떠나야 하는 사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주 뒤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업무차 출국할 예정이라는 대기업 직장인 한모씨(39)는 “정기적으로 100만원을 달러로 환전할 때마다 손에 쥐는 달러가 20~30달러씩 줄어들고 있다”며 “달러당 원화 환율이 1450원대 안팎을 유지하는 상황인데도 미리 달러를 쟁여둬야 하나 고민”이라고 전했다. 일부 해외여행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3월에 쇼핑하러 미국에 가는데 환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고민이다”, “올해 추석 해외여행을 취소하려 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각종 불확실성으로 올해 내내 1450원 안팎을 유지하는 고환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이 새롭게 직면한 경제적 도전 과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https://cdn.trend.rankify.best/dctrend/front/images/ico_nocomment.svg)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