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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지역 지켜야 할 ‘기동대’ 서울로…기동대원 ‘번아웃’에 치안공백 우려
    유규상 기자
    입력 2025.02.1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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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찬성·반대 집회 지원을 이유로 지방 소재 기동대가 서울로 차출되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지역의 치안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집회·시위나 대형 사건·사고에 대응해야 할 기동대가 서울에서 근무하는 일이 잦아지면 즉각적인 현장 대응이 어려워서다. 특히 최근 대구·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경찰은 헌법재판소 등 중요 기관 인근 집회, 행진이 예정된 집회·시위 등을 중심으로 한정된 경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10일 서울신문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전국 기동대 소속 경찰관의 1인당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84.5시간으로 집계됐다. 일주일에 평균 21시간은 초과근무를 했다는 얘기다.

지역별로 보면 17개 시도경찰청 중 총 10곳이 월평균 초과 근무시간이 80시간을 넘겼다. 경북경찰청은 113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광주(106시간), 전북(102시간), 세종(100시간) 등도 한 달간 평균 100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했다.

평소에도 치안 수요가 많은 서울경찰청은 65개 기동대(약 3900명)로 경력이 가장 많고, 지방에는 기동대 80개(약 4800명)가 운영 중이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서울 여의도 국회, 한남동 대통령 관저, 헌재 등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가 잇따르며 지방의 기동대가 서울로 파견되기 시작했다. 지방 소재 기동대 중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으로 차출된 기동대(중복 포함)는 398개(약 2만 3880명) 부대였는데, 1월엔 514개(약 3만 840명) 부대로 늘었다.

일주일에 2~3번씩 왕복 10시간을 이동해 서울로 오는 경찰도 있다. 기동대원들의 피로도도 해소되지 않고 높아지고만 있어서 돌발 상황 대응 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의 한 기동대원은 “새벽 4~5시에 집결해 광화문이나 서부지법에 갔다 돌아오면 진이 다 빠진다”면서 “이젠 서울이 아닌 지역에도 큰 집회가 열린다는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8일 동대구역 인근에서는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5만 2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이 집회에는 5개 기동대만 배치됐다.

지방 기동대의 서울 차출이 장기화하면 지역의 치안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기동대 차출 장기화로 일선에서 인력 수급이 더 어려워지게 된다”며 “특히 집회·시위 대응과 비상 상황 대응이라는 기동대의 기본적인 역할마저 지역에서는 부실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초과 근무가 갈수록 늘면서 경찰청은 최근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상한(월 최대 134시간)도 한시적으로 없앴다. 기동대원이 받을 수 있는 월 최대 초과근무 시간을 넘기면 휴가로 소진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계엄 사태 초기에는 기동대 대원들을 상대로 강제 휴가 소진이 암묵적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지방청 소속의 한 경찰관은 “기동대 초과근무 제한을 풀어서 내근 근무자들의 초과근무 상한이 35시간에서 28시간으로 줄었다”며 “예산은 한정돼 있으니 그런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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