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서울시가 '글로벌 AI(인공지능) 혁신 선도 도시'로 발돋움한다. 매년 1만명씩 인재를 양성하고, AI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허브를 현재 규모보다 10배 확장해 'AI 테크시티'를 조성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문가와의 대담에서 AI로 변화할 일자리 양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11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SEOUL 2025'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7대 핵심 전략과제를 발표했다. 오 시장은 새해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딥시크'를 언급하며 "저는 이 사례에서 우리가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지금 모든 것을 AI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인재, 인프라, 투자 등 다방면에서 AI 산업 지원에 나선다. 청년취업사관학교에서 4000명, 대학 인재 6000명 등 연간 1만명의 AI 인재를 양성하고, AI 등 이공계 분야 석사과정에 총 6억원가량의 장학금도 신설한다.

양재 AI 혁신지구에는 연면적 27만㎡에 달하는 '서울 AI 테크시티'를 만든다. 지난해 5월 개관한 AI 허브의 10배 규모다. 국내·외 대학원, 연구기관, 문화 및 주거공간까지 갖춘 '직·주·락' 복합공간으로 구성되며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아울러 올해부터 AI 펀드를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AI 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GPU 등 인프라 지원도 확대한다. 오 시장은 "대한민국의 AI 투자는 선도국가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해 현재 민간투자는 미국의 2% 수준에 불과하다"며 "공공영역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AI 기반 연구와 응용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AI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서울의 미래 4대 핵심 산업인 바이오·로봇·핀테크 등 전략 산업과의 융복합도 꾀한다. AI 대중화를 위해 3월에는 '서울 AI 페스타', 10월에는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5'를 개최한다. AI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해 서울디지털재단은 서울AI재단으로 개편한다.

비전 발표 후 오 시장은 '인간은 필요없다', '인공지능의 미래'를 저술한 제리 카플란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와 AI 기술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가졌다.

카플란 교수는 대담에서 "미래의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는 AI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능력이 될 것"이라며 "이런 시스템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는 방법을 아는 전문가가 되면 생산성이 더 높아지고, 이 사람들에 대한 수요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도입 초창기를 언급했다. 카플란 교수는 "인터넷 조사, 웹사이트 구축, 인터넷 광고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났다"며 "저는 (AI 분야에서도) 같은 일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비전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카플란 교수는 "오 시장의 발표는 매우 현명하고 올바른 일"이라며 "한국이 AI 분야에서 후발주자라고 해서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한국 기업들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여러 번 보여준 적이 있어서다. 전형적인 한국인 (특유의) 기술과 효율성으로 그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며 AI 시대의 변화에 적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처럼) 카플란 교수도 AI로 일자리의 성격이 바뀌는 것이지 일자리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에 공감한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은 일자리의 성격이 바뀌고 일하는 내용이 바뀌는 데 대한 끊임없는 재교육"이라며 "최첨단 기술의 변화가 가져오는 일자리 내용의 변화에 대해 노동력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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