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헌법재판소가 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경민 국군방첩사령부 참모장에 대한 증인신청을 기각했다. 인천 연수을 선거구 투표자와 선거인 명부상 투표자의 숫자가 일치하는지 대조해 달라는 검증 신청도 기각됐다. 8차 변론은 13일 열리는데, 조태용 국정원장 등 3명이 증언한다.
윤 대통령 측이 추가로 신청한 증인에 대해 헌재가 채택 가부를 아직 밝히지 않아 선고 시점 속단은 어렵다. 하지만 추가로 채택이 되더라도 윤 대통령 본인에 대한 신문과 최종 변론, 최후 진술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다음 주 중 변론 절차가 마무리되고, 재판관들의 평의(評議)를 거쳐 3월 초쯤에는 윤 대통령 파면 여부와 관련한 헌재 선고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안이 의결된 지 9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 만에 헌재 결정이 나왔다. 만약 3월 초 선고가 이뤄질 경우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안이 가결된 윤 대통령의 심판 일정은 두 전직 대통령의 중간쯤이 되는 셈이다. 헌재가 파면 결정을 한다면 윤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을 잃고 60일 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파면 결정에는 헌법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파면 찬성 재판관이 6인에 미치지 못하면 윤 대통령은 즉각 업무에 복귀한다.
11일 탄핵심판 증언대에 앉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를 지시받은 적 있느냐"는 윤 대통령 측의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문건을 보여줬다고 한 검찰 공소장 내용과 다르다. 다만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집무실)에서 종이쪽지 몇 개를 멀리서 봤는데 거기에 소방청 단전, 단수가 적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문건의 존재는 인정하되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대해선 "국무회의에 100번 넘게 참석했는데, 이번처럼 실질적으로 위원들끼리 열띤 토론과 의사 전달이 있었던 건 처음"이라며 "1~2분 만에 끝난 해제 회의보다 선포를 위한 회의가 훨씬 실질(내용)이 있었다"고 했다. ‘국무회의로 보기 힘들었다’는 게 주류였던 다른 국무위원들과는 배치되는 의견이다. 이 전 장관은 "조사받는 과정에서 계엄을 ‘내란’ 프레임으로 누르니까 일부 위원들이 그렇게 답한 것 같은데,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간담회 하러 오거나 놀러 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날 국회 측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실제 상황에서 부정선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21대 국회의원 선거 재검표에서 가짜투표지가 발견된 적이 있었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의) 보안 컨설팅 이후 선거 서버를 개선한 상황에서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며 "부정선거 주장이 계속되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사무총장은 서버가 해킹되더라도 선거인 명부와의 교차 검증을 통해 조작이 드러난다며 부정선거 가능성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
2023년 7월 선관위 보안 점검 당시 국정원 업무를 주도했던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은 선관위 시스템의 취약성을 지적하면서도 다른 말은 아꼈다. 그는 "선관위 시스템이 최고의 보안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여러 취약점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선거 시스템이 공격받는 경우 선거인명부의 탈취나 내용 변경이 이뤄질 수 있다고는 했다. 그러나 ‘투개표가 많은 참관인이 보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을 알고 있느냐’, ’부정선거는 다수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해야 하지 않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대해서는 "선거제도를 잘 몰라서 답변 못 드린다", "말하지 않겠다"고 각각 답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https://cdn.trend.rankify.best/dctrend/front/images/ico_nocomment.svg)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