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부산 반얀트리 호텔 신축공사장 화재 사고로 숨진 이들의 빈소가 해운대구 한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유족들은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 연합뉴스는 부산 해운대구 장례식장에서 반얀트리 호텔 화재 사고로 조카를 잃은 삼촌 A씨가 "원청인 삼정에서 일용직 노동자는 산재보험 가입을 안 해놨다"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일 A씨의 조카는 현장에서 용접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일용직 노동자로 근무했다. A씨는 "제가 별도로 확인해보니, 원청은 법적으로 일용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산재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야 한다"면서 "여기 있는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경황이 없어 회사만 믿고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이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A씨의 조카는 지난해 12월 외국인 신부의 모국에서 결혼하고 국제결혼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예비 신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현행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은 보험 가입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해당 사업주에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다. 일용직 노동자 역시 가입 대상이다. 다만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더라도 유족들이 산업재해 급여 신청을 하면, 그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업자 B씨의 딸은 "아버지가 부산의 한 공공기관에서 일하다가 퇴직했는데, 돈을 벌기 위해 엄마와 저도 모르게 일을 가신 것 같더라"며 "아버지 동료에 따르면 굳이 일주일 내내 나와서 일을 하셨다고 한다"라고 마음 아파했다. 이어 B씨 유족은 "사고를 당한 이유를 알고 싶은데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고, 회사에서는 장례부터 치른 뒤 합의하자는 식"이라며 "불이 날 만한 환경에서 작업할 때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왜 우리 가족만 빠져나오지 못했는지, 공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회사에서 재촉한 부분은 없었는지 등이 궁금하다.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꼭 밝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오전 10시 51분께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오랑대공원 인근의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40대 2명, 50대 3명, 60대 1명 등 6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한 합동 감식에서는 A, B, C 3개 동 가운데 처음 불이 난 곳이 B동의 1층 PT룸 배관 주변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7일 부검을 진행할 계획이며, 시공사와 현장 책임자·작업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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