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핵심 효소인 헬리케이스 단백질이 복제 촉진(전염·확산)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는 앞으로 변이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KAIST에 따르면 생명과학과 이광록 교수 연구팀은 nsp13 단백질의 두 가지 활성(헬리케이스 활성, RNA 샤페론 활성)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하 SARS)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RNA 복제를 촉진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nsp13 단백질은 SARS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헬리케이스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 복제와 전사 과정에 중요한 효소로 작용한다.

헬리케이스는 마치 지퍼를 열고 닫는 것처럼 DNA나 RNA의 꼬인 구조를 풀어준다. ‘헬리케이스 활성’은 DNA 또는 RNA 등 이중 가닥 핵산을 단일 가닥으로 풀어주는 효소 기능으로 복제나 전사 과정을 촉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nsp13 단백질의 ‘RNA 샤페론 활성’은 핵산 구조의 올바른 접힘(folding)과 풀림 기능을 도와 잘못된 RNA를 교정하거나 안정성을 향상시켜 세포 내 RNA 대사과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nsp13 단백질이 기존의 헬리케이스 활성과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샤페론 활성으로 유전자 복제 과정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연구팀은 헬리케이스 활성과 샤페론 활성이 시공간적으로 동시에 협력해 RNA 복제를 촉진하는 새로운 방식의 작용기전을 규명, 코로나19 전염·확산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게 했다.

이광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핵산-효소 단백질인 헬리케이스가 샤페론적 활성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한 새로운 발견으로, 이는 헬리케이스 기능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연구결과가 SARS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 지원사업과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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