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배우 김새론(25)이 사망한 가운데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가 "실수하거나 낙오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흡사 거대한 오징어게임 같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음주운전은 아주 큰 잘못이다. 만약 처벌이 약하다면 법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잘못을 했다고해서 재기의 기회도 없이 사람을 사회에서 매장시키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개인에 대한 언급은 잘 안 한다"며 "한사람의 죽음은, 사회경제, 심리, 생물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다만 "김새론 배우의 죽음은 벼랑 끝에 내몰린 죽음이란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나 교수는 "제가 마지막으로 그녀의 소식을 본 것은 생계가 어려워 알바를 한다는 기사였다. 기사 뿐 아니라 일한 카페까지 온갖 악플에 시달리는 것을 봤던 기억이 난다"며 "얼마나 많은 생명을 잃어야 숨 쉴 틈도 없이 파괴적 수치심을 부여하는 것을 멈출까. 사회적 대화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적었다.
김새론은 전날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2001년 잡지 '앙팡' 아역 모델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그는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2010)에 아역으로 출연해 주목받았다. 이후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2011), '엄마가 뭐길래'(2012), '마녀보감'(2016), '우수마당 가두심'(2021) 등에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2022년 5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으며 사실상 배우 활동이 중단됐다. 지난해에는 김새론이 생활고로 카페에서 일하는 근황이 알려지기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