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난민 인정을 신청했다가 거부 당한 탄자니아인들이 난민소송을 내 승소했다.
연합뉴스는 28일 제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홍순욱)의 판결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탄자니아인 A씨 등 4명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낸 난민인정심사 불회부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앞서 A씨 등 4명은 지난 2024년 10월 동성애를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탄자니아에서 출국한 뒤 홍콩을 거쳐 제주도에 무비자 입국했다. 이들은 제주에서 난민신청을 했지만,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거짓 서류 제출과 난민으로 인정받을 만한 명백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심사 거절을 통보했다.
난민법 시행령은 거짓 서류 제출로 사실을 은폐하거나 박해받을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국가에서 온 경우, 오로지 경제적 이유 등으로 난민인정을 받으려는 외국인에게 심사 기회를 주지 않는다.
재판부는 "탄자니아는 동성애를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국가로, 원고들의 동성 간 성관계 사실이 알려질 경우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탄자니아 지방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등을 볼 때 난민법 시행령의 불회부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들을 난민인정심사에 회부하지 않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난민 신청자는 1만 8336명이었으나 난민 인정을 받은 사람은 105명에 불과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한국의 난민 신청자 국적이 전 세계 주요 난민 발생국과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23년 난민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베네수엘라, 남수단, 우크라이나 등으로, 이들은 전쟁이나 정치적 탄압 등 명확한 난민 사유가 있다. 반면, 한국의 주요 난민 신청 국가는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