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신라젠 투자 의혹을 언론사에 제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1심에서 명예훼손 무죄·횡령 유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항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이 전 대표 측은 지난달 24일 1심을 심리한 서울남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하루 뒤인 25일 같은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양측 모두 선고 결과에 대한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노태헌 부장판사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선고기일을 진행하고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자신의 아내를 자회사의 사내이사로 등록해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노 부장판사는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피고인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검언유착' 사건에 연루돼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었고 문화방송(MBC)과 인터뷰한 후 추가 취재 방향까지 제시했다"며 "추가 취재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피고인의 심리적 부담이 더욱 커질 텐데,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허위로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횡령에 대해서는 "회사 자금을 이사회의 결의 없이 개인적으로 인출하는 경우에 횡령죄가 구성된다"며 "피고인은 자금 지출을 결정하는 지위가 인정되는데 비정상적으로 피고인 통장으로 송금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MBC는 2020년 4월 이 전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최 전 부총리가 바이오 기업 신라젠에 65억원을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표와 신라젠 관계자 등을 직접 조사한 뒤 이 전 대표가 방송사에 허위사실을 주장한 것으로 판단해 지난 1월 이 전 대표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