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실내 공기질 측정 시간을 48시간에서 3시간 이내로 줄이는 동시에 높은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세종대 정재희 교수·고현식 연구원과 전남대 허기준 교수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3시간 이내에 95% 이상의 정확도로 실내 공기 중 박테리아 농도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술은 부유미생물 고농축 샘플링 기술과 머신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국내 실내 공기질 관리법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배양 미생물 콜로니 계수법’을 표준 시험법으로 적용한다. 이 시험법은 공기 중 미생물을 반고체 영양 배지에 포집한 후 48시간 이상 배양해 증식한 군체(콜로니)의 농도를 육안으로 계수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이 방법은 정확한 계수가 가능한 장점을 가진 반면 실내 공기질을 측정하는 데 48시간(2일) 이상이 소요되고, 인력 소모가 크다(노동집약형)는 점은 극복해야 할 단점으로 꼽혀왔다.
그간에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생화학적 분석법 기반 기술이 개발됐지만, 기존의 표준 시험법과 비교할 때 결과적으로 차이가 커 현행 제도에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를 보였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표준 배양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기술을 결합해 탐지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우선 공기 중 미생물의 극히 낮은 농도를 정밀하게 탐지하기 위해 입자의 관성력을 활용, 공기 중 박테리아를 최대 1000만배까지 연속 농축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또 공기 중 농축(1차)과 공기에서 액상으로 입자 농축(2차)이 차례로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농축 성능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공동연구팀은 3시간 이내에 95% 이상의 정확도로, 공기 중 박테리아의 콜로니 계수 농도를 30CFU/㎥ 수준까지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CFU/㎥은 공기 1㎥당 집락형성단위(Colony-forming unit·CFU, 콜로니 계수로 지칭)의 수를 의미한다. 통계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유효 숫자의 범위는 30~300CFU/㎥며, 공기 1㎥당 콜로니 수가 300이하인 배양접시는 세균 수 측정에서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소형 현미경 플랫폼이 장착된 휴대용 배양기에서 배양과 고해상도 이미지 생성이 동시에 가능해 장소의 제약 없이 실시간 미생물 분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머신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기술의 활용으로 미생물 군집 정보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정재희 교수는 “이번 기술은 시료 채취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시스템으로 에어로졸 입자샘플링 기술과 대면적 관찰이 가능한 현미경 플랫폼, 머신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 등이 집약됐다”며 “이를 통해 기존 표준 배양법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장비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및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지난 1일 국제학술지 ‘센서스 앤 액츄에이터 B: 케미컬(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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