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대표 낭독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6일 오전 제주도청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4·3추념식 준비 과정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직무가 정지된 시국상황을 고려해 “국회의장 추도사 등 그에 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앞서 지난5일 오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준비상황 중간보고회’를 개최하고 ▲추념식 의전·행사장 배치 ▲교통관리 계획 ▲사후행사 준비 ▲홍보 활성화를 위한 협조체계 구축 등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한 실무적 논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토의됐다.
4·3은 2014년 국가추념일로 지정된 이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진행 중에 있다. 대통령 불참 시 원칙적으로 정부 대표는 국무총리가 맡아왔다.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봉행된 11차례의 추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차례를 찾았고, 나머지 해에는 모두 국무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2년 연속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윤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2022년 추념식에 참석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올해도 대통령의 불참이 확실시되고, 국무총리까지 직무가 정지됐다. 최상목 권한대행(부총리)마저 불참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 다음 순서다. 그러나 행안부 장관마저 부재중이어서 행안부 차관이 추도사를 낭독하는 초유의 사태가 우려된다.
이에 도는 중간보고회에서 대안으로 국회의장의 추도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10월 19일 열린 ‘여순10·19 제76주기 합동 추념식’에는 국회를 대표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낭독한 바 있다.
오 지사는 보고회에서 “올해 추념식은 ‘4·3의 숨결은 역사로, 평화의 물결은 세계로’라는 슬로건 아래 4·3의 가치를 세계로 확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특히 4·3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모든 부서에서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추념식 행사장에 4·3기록물 특별전시회를 마련하도록 담당 부서와 4·3평화재단에서 방안을 논의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창범 유족회장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가 영문판으로 출간돼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4·3이 세계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점에서 올해 추념식이 나아갈 방향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인 지난해 10월부터 한강의 추념식 참석 요청 여부를 검토했지만, 현재 한강이 집필 작업으로 외부 활동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알려진 중산간 마을 4·3 피해 유적지 등을 찾아가는 역사 현장 탐방 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