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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두통 호소한 환자 머릿속 하얀 이물질 '경악'…"한국인에게 흔해"
    입력 2025.03.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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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경제 ] 60대 한국 여성의 머릿속에 기생충처럼 보이는 실선이 수십 개 퍼져있는 엑스레이 사진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이물질의 정체는 '금침 요법의 흔적'이었다.

양성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공개한 60대 여성 엑스레이 사진. 머리 부분에 흰색 이물질 수십개가 발견됐다. 양성관 페이스북 캡처

가정의학과 전문의 양성관씨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형 진료'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두통으로 양씨를 찾은 60대 여성 환자 A씨의 머리 엑스레이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양씨는 "환자 엑스레이에서 1㎝ 크기의 수많은 이물질이 보였다"며 "기생충? 전기칩? 외국이었다면 특이한 환자 사례를 올리는 '케이스 리포트'에 해당하는 사진"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한국 의사라면 보자마자 헛웃음부터 짓는다"며 "저 이물질은 기생충이나 전기선이 아니라 금침 자국"이라고 밝혔다.

금침 요법은 얇은 순금을 1cm 미만의 길이로 나눈 뒤 통증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금실매선요법'으로도 불린다. 시술자들은 금침이 해당 부위에 지속적인 자극을 줘 치료 효과를 높인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잔여 이물질로 인한 염증 악화와 2차 감염 등 우려로 최근에는 시행하는 곳이 과거와 비교해 많이 줄었다.

양씨는 "(금침 요법 흔적은) 주로 무릎이나 허리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이번엔 머리에서 보였다"며 "진단은 저 사진 한 장만으로 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금침이 정수리 부분에 국한되었기 때문이다. 양씨가 환자에 내린 진단은 '긴장성 두통'이었다.

그는 "편두통이면 한쪽, 삼차신경통이면 눈 쪽이었을 것이고, 뇌암이나 뇌경색, 뇌출혈이었다면 멀쩡하게 걸어들어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뇌 MRI(자기공명영상)와 MRA(자기공명혈관영상)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고, 뇌출혈·뇌암·뇌경색 등의 이상 소견이 없었기에 긴장성 두통이 확실했다"며 "(환자에게) 이미 정밀 검사를 받았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해당 게시물이 화제가 되자 양씨는 금침에 관한 글을 연이어 올렸다. 그는 "의학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며 "침 관련해서는 한국 의사가 전문가다. 자주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씨는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실린 금침 요법 엑스레이 사진을 올리고 "미국과 유럽 중심의 NEJM에서는 침 관련 영상이 자주 특이 케이스로 올라오지만, 한국에서는 아주 평범한 경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침으로 인한 기흉은 매우 흔하고, 세균 감염으로 인한 봉와직염도 자주 본다. 심지어 위내시경에서 침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물론 이 글을 보고도 끝까지 금침을 맞겠다고 고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수 사람은 금침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될 것"이라며 "내 글을 읽고 1만 명만 금침을 맞지 않는다면 미래에 수백 명의 사람이 금침으로 고통과 후유증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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