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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437㎞, 1170만명, 3175억원…숫자로 본 제주올레 [궁금증연구소]
    입력 2025.03.1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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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장면. 넷플릭스

[ 아시아경제 ]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는 제주목관아, 성산일출봉, 김녕 해변, 오라동 메밀꽃밭 등 제주의 명소가 등장한다. 제주도는 제주의 매력을 홍보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과 도내 전광판, 버스정류소 등 1200곳에서 티저 영상 등을 송출하고 있다. 제주를 대표하는 또 다른 상품은 제주올레다. 제주올레는 제주도를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2007년 9월 7일부터 조성된 장거리 도보 여행길이다. ‘올레’는 ‘마을 큰길과 집을 연결하는 골목’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제주올레는 총 27개 코스로 코스 당 평균 15~20㎞ 내외로 구성돼 있으며, 도 전역 437㎞의 길이다. 한 코스 완주까지 평균적으로 약 5~6시간이 소요되며 걷는 동안 제주올레 도보여행자들은 제주의 밭담, 귤밭, 해안 마을과 중산간 마을 등을 거치면서 제주의 다양한 자연, 경관과 생태, 제주도민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제주연구원 제공

◆2007년 개장 후 1170만명…10명 중 7명 3년 이내 방문

제주연구원이 최근 펴낸 ‘제주올레의 경제적 가치평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시기별 방문객은 2007년 첫해 3000명에서 2010년 78만7708명, 2013년 119만2481명 등 정점을 찍었다. 이후 코로나 19로 감소했다가 2022년 95만6465명으로 이전 수준에 근접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누적방문객은 1170만6320명이다. 2024년 9월 25일부터 9월 29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69세 이하의 방문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년 이내와 1∼3년 이내에 방문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약 71.60%였다. 주요 방문 목적으로는 자연 경관 감상 및 휴식이 가장 많이 선택됐으며 그 외에 관광과 건강을 위한 걷기도 중요한 방문 동기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는 여가는 3순위로 나타나며, 이는 제주올레가 여가활동 장소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제주올레 제공

◆300회 방문객도 있어…경제적가치 3175억원

제주올레 방문 횟수의 평균은 5.7회로 최소 1회, 최대 300회도 있었다. 방문객 중 2∼3개 코스를 방문한 비율이 46.2%로 가장 많았으며, 1개 코스는 15.0%, 4∼5개는 21.8%, 6∼10개는 9.0%, 27개 코스 완주는 2.6%로 각각 나타났다. 제주올레의 경제적 가치는 3175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이용가치 2142억원과 비이용가치 1033억원을 합산한 액수다. 이용가치는 제주올레 방문객이 체감하는 경제적 혜택을 화폐로 환산한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방문객들은 하루 1인당 평균 7225원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비이용가치는 방문 여부와 관계없이 제주올레의 자연환경과 경관을 보전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반영한 가치. 응답자들은 제주올레 보전을 위해 하루 1인당 평균 1만6260원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제주올레 1코스에 위치한 산티아고 가는 길 표지석. 제주올레 제공

◆완주자 2만7000명 넘어…건강 좋아졌다 평가

제주올레는 2012년 11월 제주올레 완주를 공식 인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13일 현재 제주올레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2만7000명이 넘었다. 걷기는 몸과 마음의 건강에 좋다. 제주올레는 2023년 6월부터 12월까지 올레길을 완주한 2000명(응답자 5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제주올레길 완주 건강 효과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완주자 97.2%는 정신적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고 했고 71.1%는 건강 상태가 개선됐다고 느꼈으며, 지구력과 근력 등 체력이 좋아졌다고 했다. 체중 감소 경험은 44.7%였다.

(사)제주올레는 2024년 27개 코스 437km를 20회 이상 1만 킬로미터를 걸은 완주자들과 최근 간담회를 가졌다. 제주올레 제공

◆길 위의 리더 돼볼까

제주올레는 경쟁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극도의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경영자 및 관리자들이 자연에서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길 위의 리더십 과정’을 개설했다. 딱딱하고 경직된 강연장이 아닌 제주올레 길 위에서 이뤄지며 자연을 교재 삼아 배우는 최초의 트레킹 리더십 교육이다. 2022년부터 시작한 ‘길 위의 리더십 과정’은 현재까지 총 11회 진행됐고 총 참가자 수는 160여 명을 넘어섰다. 매일유업㈜, ㈜틸론, ㈜옥타솔루션, 한국선불카드㈜는 기업 임원들이 교대로 매 기수마다 참여 중이다.

제주올레 '길 위의 리더십 과정'에 참여한 경영 리더들. 제주올레 제공

2025년 진행 과정부터는 기존 분기별 4회 진행에서 상, 하반기 2회로 횟수를 줄이고 2박 3일 일정을 3박 4일로 늘려 충분한 휴식과 네트워크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올 상반기 일정은 4월 2일부터 5일까지 진행되며 프로그램 멘토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병남 전 LG인화원장 등 다양한 명사들과 깊이 있는 대화의 시간이 마련돼 있다. (사)제주올레 안은주 대표는 "제주올레 완주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제주올레 길 완주 후 10명 중 9명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이 훨씬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리적 압박감과 정신적 피로감이 높은 경영 리더들이야말로 올레길을 걸으면서 자유롭게 사유하고 자연과 교감하는 영감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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