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테니스 선수 출신으로 21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김은희 전 의원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근황을 전했다. 김 전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용기와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6월, 초등학교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본 사실을 밝히며 첫 '체육계 미투'에 나섰다.
당시 가해자는 결국 대법원에서 징역 10년과 1억 원의 손해배상 지급 명령을 받았고, 이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김 전 의원을 청년 인재로 영입했다. 이후 2024년 1월 비례대표였던 허은아 당시 의원이 개혁신당 합류를 위해 탈당하면서 국회의원직을 승계받아 지난해 5월 29일까지 의원직을 수행했다.
SNS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알린 김 전 의원은 "저는 지난해 5월 국회의원직 임기를 마치고 6월부터 테니스 코치로 복귀했지만, 7월에 있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본업인 코치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테니스장 사업은 점점 더 어려워졌고 운영이 불가할 지경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아지지 않는 재정 상황 속에서 걱정과 불안에 불면증이 생겼고, 어차피 뜬눈으로 밤을 새울 바에는 그 시간에 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으로 새벽 아르바이트를 알아봤다"며 "개인지도가 없는 새벽 시간, 주말에 편의점 아르바이트, 쿠팡 헬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악착같이 버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생활 속에서 일주일에 기본 2~3일씩은 30시간 이상 뜬눈으로 지새운 날이 대부분이었고, 최대 84시간 한숨도 못 잤던 날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무겁고 벅찼다고 고백한 김 전 의원은 "지금까지 저를 응원해주고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과 가족들의 믿음 덕분에 열심히 달려올 수 있었고 이제는 평일에는 아르바이트할 수 없을 정도로 테니스장 운영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전 의원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큰 노력과 많은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보상과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고, 취약한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는 국가와 모든 국민이 따뜻한 손길로 온정을 베풀어야 할 것"이라며 "가진 것이 없어서 좌절할 시간에 뭐라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행복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전 의원 외에도 최근 류호정 전 의원이 목수가 된 근황을 깜짝 공개해 화제가 되고 했다. 류 전 의원은 지난 1월 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근황을 담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목수 일을 시작했다는 그는 "나무라는 소재는 자연 그 자체라 저는 휴식 공간에 목재가 많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며, "요즘 현장을 따라다니며 인테리어와 원목의 결합으로 주거공간이 한층 더 편안하고 고급스러워지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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