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인기리에 종방한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는 헤드헌터를 소재로 한 드라마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호감형 배우 한지민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은 분명하지만, 헤드헌터라는 직업이 드라마 소재로 선택된 것 자체가 불확실한 고용시장에서 '커리어'와 '직업 이동'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한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사회관계망에서 드라마 속 헤드헌터와 현실의 차이를 언급하는 콘텐츠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 현직 헤드헌터인 필자도 지금까지 고객사와 후보자들로부터 "실제 헤드헌팅은 드라마와 얼마나 다른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은 헤드헌터에 대해 어떤 궁금증을 갖고 있을까?
우선 헤드헌터는 어떻게 인재를 발굴할까? 오래전에는 업계 인맥이 주요 경로였다면, 이후 단순 구직자 플랫폼이 그 역할을 했고 현재 디지털 시대에는 링크드인·리멤버 같은 플랫폼과 내부 데이터베이스·온라인 검색이 1차 발굴 방법이 되었다. 즉, 후보자의 디지털 풋프린트(digital footprint)가 인재 발굴의 핵심 통로가 된 만큼, 디지털 환경에서의 개인 커리어 관리가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
헤드헌터는 얼마나 다양한 직종을 다루는가? 드라마에서처럼 실제로도 셰프 등 특수 전문직 의뢰가 종종 있다. 필자 역시 미슐랭 셰프부터 기업 경호팀장까지 다양한 직종의 채용 진행 경험을 갖고 있다. 한번은 주류 회사의 플래그쉽 레스토랑 셰프를 찾기 위해 유사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적합한 인재상을 연구하기도 했다.
커리어 전환에 헤드헌터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이다. 물론 기업들은 주로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직접적인 경험자를 원한다. 하지만 기업의 니즈를 해석하고 산업과 직무를 가로지르는 후보자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견하여 이들을 연결하는 것이 베테랑 헤드헌터의 역할이다. 필자의 경우도 과거 외국계 금융사 오퍼레이션 매니저에서 글로벌 컨설팅사의 리크루팅 매니저로 새로운 커리어 전환 시 이런 경험 있는 혜드헌터의 도움을 받았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여러 헤드헌터 중에서 어떤 헤드헌터를 선택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신뢰 여부라고 생각한다. 드라마에서 강지윤 대표와 '빌런' 헤드헌터가 대비되듯, 현실에서도 접근법과 윤리 의식에 큰 차이가 있다. 진정한 헤드헌터는 후보자와 기업 모두에게 투명하고 정직한 정보 제공을 원칙으로 한다. 자신의 단기적 성과보다 이들과의 장기적 신뢰 관계 구축을 무엇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헤드헌팅 시장은 AI와 자동화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예상된다.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인력을 대체하는 만큼 핵심 인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이들을 찾는 헤드헌터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헤드헌터를 '트레저 헌터(Treasure Hunter)'라 생각한다. 기업에 보석 같은 인재를 찾아주기 때문이다. 물론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지만, 기업에 뿐만 아니라 후보자에게 의미 있는 커리어 전환점을 만들어줄 때의 보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산업의 변화에 호기심을 갖고,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있으며, 회복탄력성과 멀티태스킹 능력을 갖춘 이들에게 헤드헌터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앞으로도 드라마 속 강지윤처럼 진정성과 전문성을 갖춘 헤드헌터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문선경 유니코써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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