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는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지난해에 이어 한여름 정전 사태가 재연됐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쿠바 전역에서 14시간 이상 전력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수백만 명의 주민이 여름철 더위와 습기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산티아고데쿠바, 올긴, 카마궤이, 시엔푸에고스 등에도 주민들이 한동안 암흑 속에 지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전날 저녁에는 아바나 동쪽 마탄사스주(州) 유명 휴양지인 바라데로 관광 리조트와 병원 등지를 제외하고 전력이 들어오지 않았다.
쿠바 전력청(UNE)은 페이스북에 "최대 피크시간에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정전에 대비할 것을 수시로 공개하고 있다. 전날의 경우 "24시간 내내 용량 부족으로 인해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력청은 이날 역시 최소 7개의 발전소가 고장으로 가동 중단 상태라고 공지했다.
앞서 쿠바에서는 2021년 심각한 경제 및 사회 문제 속에서 식량과 전력 및 더 큰 자유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전례 없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당장 최근에도 지난 3월 산티아고데쿠바에서는 전력 공급 중단 사태를 성토하는 거리 행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쿠바 정부는 2028년까지 2천㎿ 규모 전력 생산을 위한 태양광 시설 구축에 나서는 한편 화력발전소에 공급할 원료 수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쿠바 독립언론 '14이메디아'는 "쿠바 당국이 최근 마리엘 자유무역지대 내 사무실에서 공금을 횡령한 전력청 직원 등 13명에 대한 기소 사실을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했다"며 "이는 지난해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기소 내용 공개가) 전력청에 대한 동정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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