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위험한' 바코드를 인쇄한 전단을 살포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로이터 통신, 레바논 매체 MTV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이 바코드는 매우 위험하며 여러분이 가진 모든 정보를 빼갈 수 있다"며 "바코드를 (스마트폰 등 기기로 스캔해) 열어보거나 공유하지 말고 즉시 파기하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 지역에 바코드가 있는 전단을 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MTV는 헤즈볼라 성명을 전하면서 이스라엘군이 살포했다는 아랍어 전단 사진을 보도했다.
이 전단에는 아랍어로 '베카 주민들에게 긴급 경고'라는 제목과 함께 "헤즈볼라 무기가 저장된 건물에 있다면 1천m 밖이나 인근 학교로 대피하라"고 쓰여 있다. 전단 오른쪽 아래엔 "구역 지도를 보려면 QR코드를 스캔하세요"라는 안내문 옆에 바코드 대신 QR코드가 인쇄됐다.
이스라엘군은 전날부터 헤즈볼라 군사시설을 노린 '북쪽의 화살'(Northern Arrows)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이틀째 레바논 남부와 동부,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을 공습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에 활용하는 첨단 전자전·정보전 역량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지난 17∼18일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 대원의 통신 수단인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가 동시다발로 폭발해 최소 37명이 사망했다.
서방 매체들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해킹 가능성을 우려해 휴대전화 대신 삐삐 등을 사용하기 시작하자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가 삐삐 제작·유통단계에서 폭발물을 심어 원격으로 터뜨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7월 30일에는 베이루트 외곽에서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폭사했다. 당시 헤즈볼라 통신망에 침투한 누군가가 슈크르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군이 타격하기 쉬운 위치로 슈크르를 유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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