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팟캐스트 등 잇따라 출연해 미디어 공세…여성·젊은 유권자 공략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의 11월 5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정통 시사 프로그램에 더해 토크쇼, 팟캐스트 등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7월 등판 이후 언론과 인터뷰 등을 피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는 특히 상대적으로 가벼운 프로그램에 나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여성 및 젊은 유권자를 겨냥해 자신의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미국 동부시간) ABC 방송의 토크쇼 '더뷰'(The View)에 출연해 생방송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1997년 시작된 더뷰는 모든 진행자가 여성인 것이 특징으로 해리스 부통령은 배우 우피 골드버그의 '차기 미국 대통령'이란 소개를 받고 등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가 공화당 거주지역에 대한 지원은 보류하고 있다고 거짓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그가 2019년에 한 일'이라는 한 진행자의 발언에 대해 "이(트럼프 발언)는 무책임함과 냉담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태풍 헐린으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지역을 방문했다고 거론한 뒤 "우리는 실제 사람과 그들의 삶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모든 것을 잃었는데 누군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고 트럼프는 생각하며 그는 다른 사람의 필요보다 자기 자신을 앞에 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신경을 쓰는, 매우 기초적 수준에서 공감 능력이 부족해 두렵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다른 진행자의 발언에 호응하면서 "나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이번 선거에 뭐가 걸렸는지 성찰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어 "여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월 6일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의 국민들의 의지를 뒤집기 위해 미국 의사당에 대한 공격을 이끈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거짓말과 이기심,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지켰다"면서 "미국 국민은 (역사의) 페이지를 넘길 준비가 됐으며 나는 매우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발언과 관련, "해결을 지향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자신에게 벌어진 일에 대해 불평하는 데 모든 시간을 쓴다. 그가 (유세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바로 여러분이다. 그는 여러분이 필요한 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녀는 물론 부모도 모두 돌봐야 하는 이른바 '샌드위치 세대'를 겨냥, 요양시설뿐 아니라 가정 내 돌봄에 대해서도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가 보장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자신이 취임할 경우 내각에 공화당 출신도 기용하겠다는 점을 재차 거론하면서 "그것이 나와 조 바이든 대통령간 차이점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위성 라디오인 시리우스XM의 하워드 스턴쇼의 생방송에 출연한다. 이어 CBS의 심야 토크쇼인 '레이트 쇼'를 녹화한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6일에는 인기 팟캐스트 '콜 허 대디'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스로를 '여성의 보호자'라고 언급한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부통령 후보의 이른바 '자식 없는 캣 레이디(cat lady)' 발언에 "못되고 비열한 언급"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밤에는 CBS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60분'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사전 녹화한 '60분'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진행자로부터 '공약으로 인한 재정적자 문제 해결 방안', '남부 국경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압박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제외한 다른 매체는 대체로 민주당에 우호적이면서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더뷰에서도 진행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치켜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런 매체를 상대로 미디어 전격전(blitzkrieg)를 벌이는 것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회피한다는 공화당의 비판을 피하는 동시에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평가하고 있다.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토비 버코비츠 보스턴대 명예교수는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자들은 '더뷰'나 '레이트쇼'를 볼 것이기 때문에 전략적 관점에서 보면 괜찮다"면서 "해리스 대선 캠프 입장에서는 지지층이 투표를 하도록 확실하게 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일련의 인터뷰가 무당층 유권자에게 유효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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