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국정감사…"100m 경주서 경쟁국 60m 앞두고 출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최재철 주프랑스 한국대사는 11일(현지시간) 지난해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한국의 엑스포 유치가 어렵다는 판세 분석 보고서도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최 대사는 이날 프랑스 파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 한국 대표부 건물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엑스포 유치전에서 판세 분석이 잘못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시 주로 나온 이야기가 한국이 1차 투표에서 박빙이고 2차에 가면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실제 이런 내용의 보고 일색이었는지, 아니면 '우리는 턱도 없다, 상대도 안 된다'는 보고서도 섞여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최 대사가 "다양한 보고들이 있었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거듭 "차이가 크게 나는 보고서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대사는 "없었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보고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다.
최 대사는 이어 "당시 현장 지휘관의 한명으로서 국민이나 부산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엑스포 개최국 투표에서 165개 회원국 가운데 29개국 표를 얻는 데 그쳤고 사우디아라비아는 119표를 획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은 "정부의 정보력과 전략 부재가 유치 실패의 원인 아니냐"고 질의했다.
최 대사는 "저는 거기에 동의하기 어렵다. 충분한 정보도 있었고 전략이 완전히 부재했다고 말씀드리기도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유치 실패엔) 여러 복합 요인이 작용했다"며 "그 요인 중 하나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할 수밖에 없다. 사우디와 한국의 캠페인 규칙이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이나 우리가 국내적으로 갖춘 제도, OECD 회원국 지위 등 입장이 경쟁국과 달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또 다른 요인은, 100m 달리기를 하는데 경쟁국은 60m 앞에서 뛰고 우린 그제야 뛰는 상황이었다"며 "실패 요인을 한마디로 답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유럽 지역 해외 기관 국정감사에는 민주당 김영배 의원(감사반장)과 같은 당 권칠승, 이재강 의원,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과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 등 5명이 참석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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