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약 1400원에 육박하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이제는 그 수준을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봐야 한다"고 22일(현지시간)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최근 환율은 한미 금리 차이에 따른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미국이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릴 때 한국은 가계 부채, 경기 상황으로 금리를 상대적으로 많이 올리지 못했다"며 "미국이 다시 금리를 내리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금리 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원·달러 환율 수준은 외환위기 당시의 환율 상승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뉴노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2022년 3월 통화긴축 사이클에 돌입해 0~0.25% 선인 기준금리를 최고 5.25~5.5% 수준까지 올렸다. 고금리 기조로 미 달러화 가치는 치솟았고, 미국이 지난달 금리를 4.75~5.0%로 낮췄음에도 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아 달러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 역시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했다가 지난 11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약 1380원이다.
최 부총리는 다음 달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달러화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선거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며 "대선 후보의 말(공약)이 아닌 행동(정책)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 줄곧 달러 가치 하락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공약한 관세 인상, 감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적자국채 발행을 증가시켜 그 결과 금리가 뛰고 달러 가치가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부총리는 이날 뉴욕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설명회를 열었다. 투자자들은 미·중 갈등과 한국의 대응,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공급 문제 등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최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태양광,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문제 등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한계가 있다"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면서도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 발전과 수소에 중점을 두고 에너지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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